66세, 코딩을 못 하지만 컴퓨터 게임을 만듭니다
생성형 AI라는 날개를 달고 67세 인디게임 개발자가 되기까지
60대의 평범한 일상에 밀려온 새로운 시작
나는 바느질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면서 시간을 보내고 오늘 저녁은 뭘 먹을 지 고민하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2025년 5월, 내가 챗지피티에게 “ 코딩할 수 있니?” 라고 물어본 것이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었다. 내가 오랜 시간 묻어두었던 게임 아이디어를 챗GPT에게 설명했더니 챗지피티가 워퍼즈 게임의 최초 버전인 워드마이닝을 만들어 주었다.대학 때 포트란을 배웠고, 나중에 베이직을 배운 적이 있어서 코딩이 아주 낯설지는 않았다. 챗지피티에게 코드를 받았지만 어디다가 올려놔야 게임을 할 수 있는 지 몰랐다. 다음 카페에서 html 편집을 했던 기억이 나서 나는 챗지피티가 만든 워드마이닝 코드를 네이버 블로그에 올려보았다. 게임을 올리면 다른 사람들이 바로 게임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첫 시도에서는 파일이 길다고 안올라가서 실패했다. 짧은 것도 올려봤는데 글씨만 보이고 게임을 할 수 없었다. 그때 딸이 소스 코드 편집 앱인 ‘Koder’를 알려줘서 Koder로 게임 파일을 편집하고 실행해볼 수 있었다.
게임을 실행하기 위해 깃허브 ’GitHub’에 게임 파일을 저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게임이 실행되지 않았다. 혼자 끙끙대다가 저장소를 2번이나 지워버렸다. 며칠이 지나서 챗지피티가 index.html 을 만들어주고, GitHub Pages 설정을 알려줬다. 5월 31일에 워퍼즈를 제작 공표하고 , 가족과 친구들에게 “내가 게임 만들었다”고 자랑하려고 카카오톡으로 링크를 보냈다.
AI 동료들과 함께한 60대 개발자의 탄생
6월이 되자 내 머릿속에서 아이디어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만들고 싶은 게임이 많아지고 빨리 만들고 싶어서 조바심이 났다. 트링클, 넘즐, 모음퀴즈를 제작하고 공표했으며, 워퍼즈메이트를 출시했다. 하지만 게임 파일에 까다로운 오류가 생기면 챗GPT가 해결을 못 했다. 그래서 코딩을 제일 잘하는 AI를 검색해서 클로드를 알게 되었고, 클로드에게 게임 파일을 수정하고 오류를 해결하는일을 맡기게 되었다.때로는 두 개의 게임을 동시에 만들기도 했는데 , 클로드는 ‘트링클‘의 하늘에 점을 찍고 있었고, 챗지피티는 ’넘즐’의 숫자카드에 손가락을 넣고 있었다. 챗지피티와 클로드에게 같은 과제를 주고 받아서 테스트하고 비교해서, 클로드에게는 챗지피티가 만든 코드를 보내고 챗지피티에게는 클로드가 만든 코드를 보내서 참고하라고 주었다. 챗GPT와 클로드에게 일을 나눠주고 결과물을 받아서 검토하느라 숨 쉴 틈도 없이 바빴다.
그때 나는 입맛도 없고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게임 만드는 일에 몰두하다가 점심을 건너뛰었고, 갑자기 저녁이 되어서 가족들이 들어오면 시계를 보고 깜짝 놀라서 그제서야 부랴부랴 식사를 준비하거나 자주 배달 주문을 해서 먹었다. 잘 시간에도 안 자고 AI가 ”금방 만들어줄게요.“ 라는 말을 믿고 기다렸다. 그런데 말만 하고 안 만들어주는데 답답해서 눈물이 났다. 사용량 제한 때문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밥도 잘 안 먹고 잠을 잘 안 자서 살이 빠지고 건강이 나빠졌다. 급격하게 나빠진 건강을 회복하려고 넘털과 워퍼즈 클래스를 포기했다. 루틴을 정해서 규칙적인 생활을하기로 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
나는 체력을 아끼기 위해서 할 일들을 미루기로 했다. 할 일들을 미루기 위해서 내가 할 모든 일을 작은 단위로 쪼개서 미리 적어놓았다. 게임 아이디어는 도망가지 않는데 조바심을 내면서 몸을 갈아 넣은 것을 후회했다. 새 게임 아이디어나 기존 게임의 개선할 점들을 적어두고 하나씩 지우니까 성취감도 생겨서 좋았다.
수수랜드 공개와 4개의 게임 저작권
7월에 교육용 게임, 두뇌개발용 인디게임 플랫폼 ‘수수랜드’를 공개했다. 흩어져 있던 게임들을수수랜드로 연결하고, 구글애널리틱스로 추적을 시작했다. 새 게임을 5개 출시했다. 지인들에게 수수랜드를 홍보해서 100여명의 사용자가 모였다.8월에는 넘플엑스, 넘털, 하루모음을 출시했다. 수수랜드에 처음 온 사용자들이 낯설지 않도록 국내 사용자를 위해서는 오목을 배포하고, 해외사용자를 위해서는 야구게임을 배포했다. 서당개는 아니지만 3달동안 코드를 쳐다보고 나니 , AI에게 받은 코드 조각들을 제자리를 찾아 넣을 수 있게 되었다. 가끔은 사소한 실수로 예를 들자면 }를 1개 누락한다든지 해서 오류가 나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바탕색이나 버튼 크기나 글씨 크기 같은 스타일(CSS)는 내가 직접 고칠 수 있게 되었다. 오목의 바탕색은 장판색이고 오목판은 나무색인데, 그건 클로드가 만들어준 오목게임 코드를 내가 색깔을 바꿔서 고친 거다. 챗지피티도 업그레이드가 되었는지 코딩을 전보다 잘 하게 되었다.
8월 19일에 ’트링클’, ’워퍼즈’, ’모음퀴즈’의 컴퓨터 프로그램저작권 등록을 완료했다. 국가로부터 내 게임에 대한 독창성을 인정받고, 내 소중한 저작권을 지킬 수 있는 보호 장치가 더 단단해졌다.
파도처럼 찾아오는 영감, 그리고 단단해진 일상
9월쯤부터 생성형 AI 들이 하루 사용량 제한을 경고하기 시작해서 사용량 제한이 있다는 걸 알았다. 우리 딸이 내가 잠 안 자고 게임 만들 때 걱정하면서 “걔네들도 쉬어야죠”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말이 맞았다. 그때부터는 하루 사용량을 낮에 당겨 쓰고 저녁엔 쉴 수 있게 되었다. 9월 11일에 넘즐 저작권이 등록 완료되었다. 심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조마조마하다가 등록이 완료되어서 더 기뻤다.5, 6, 7, 8월에 쉼 없이 게임을 만들었는데, 마침 아이디어도 딱 떨어져서 9, 10, 11월 동안 게임을하나도 안 만들었다.
대신 9월에는 넘즐에 점수판이 사라지는 치명적인 버그를 해결했고, 다른 게임들도 개선하고, 수수랜드 공식 블로그에 개발일지를 썼다. 네이버 카페에 홍보하고, 유튜브에 쇼츠 동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나는 동영상 편집을 못 해서 폰으로 게임화면을 캡처해서 1분이내로 잘라올렸다. 게임 만드는 것은 힘들어도 재미있는데 동영상 만드는 것은 너무 재미가 없었고, 유튜브로 유입하는 사용자가 거의 없어서 그만 두었다.
10월에는 soosooland.com 도메인 획득하면서 수수랜드 플랫폼이 새 집으로 이사갔고, 검색에 잘 노출되도록 게임을 다듬는 작업을 했다. 레딧(Reddit)에서 홍보하다가 규칙을 위반했다고 봇에게 강퇴당하기도 했다. 홍보는 너무 힘들고 효과가 눈에 보이지 않았다. 게임이 재미있으면 입소문이 날 거라고 생각하고 게임을 잘 만드는 데에 집중하기로 했다. 다행스럽게도 글 쓰는 것은 좋아했는데 블로그는 조회수가 0이었다. 이러는 동안 사용자는 꾸준히 늘어서 800명이 되었다.
12월, 나는 다시 아이디어가 폭발해서 새 게임을 6개 출시하고 ’모음스쿨‘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엔트로픽이 내 계정을 Pro로 업그레이드해줘서 자연스럽게 클로드를 더 자주 사용하게 되었다. 이때는 주로 클로드와 둘이서 작업했는데, 사용량 제한 경고도 받은 적이 없을 정도로 느긋하게 만들었다. 가끔 클로드가 못 하는 일이 있으면 제미나이나 챗지피티에게 물어봐서 클로드에게 알려줬다. 사용자는 꾸준히 늘어서 1,100명이 되었다.
2026년 1월에 ‘트리테라‘를 출시하고 ‘모음스쿨 베타‘를 배포했다. 나는 모음스쿨의 워드풀 작업을 클로드, 챗지피티, 제미나이에게 시켜보았고, 제미나이가 제일 잘해서 모음스쿨의 워드풀은 제미나이가 만들고 클로드가 감수하게 되었다. 새 게임 아이디어가 하얗게 사라지는 시기가 와서 새 게임을 만들지 않고 모음스쿨의 워드풀 작업을 해서 모음스쿨에 4000여개의 어휘를 넣었다.
창의적 사고는 주기적이고 계속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펄떡이는 주의력” 이론이라고, 집중력도 파도처럼 왔다 갔다 한단다. 베토벤도 집중 창작 기간에 여러 곡을 쏟아냈고,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 쓰는 기간과 쉬는 기간을 구분하고, 스티븐 킹도 쓰는 계절과 쉬는 계절이 있다고 한다.
기분의 기본값이 ’날마다 좋음’인 이유
마침내 2026년 4월에 갑자기 수수랜드에 사용자들이 몰려들었다. 작년 10월에 검색 엔진 최적화(SEO)를 위해 해두었던 작업이 뒤늦게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구글에서 ’오목’을 검색한 사람들이 구글의 추천을 받아 수수랜드로 들어온 것이다.2026년 5월에 다시 아이디어의 밀물이 들어왔다. 나는 ‘넘틀‘을 출시했고, ‘넘스톤‘을 제작, 공표하고 저작권을 신청해 놓았다. 현재 수수랜드 사용자는 꾸준히 늘어나서 2,400명이 되었다.
컴퓨터 게임 만들기 시작한 지 1년하고도 한달이 지나갔고, 나는 만 67세가 되었다. 게임을 만들기 전에 나는 심심하지 않으려고 이것저것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1년 동안 AI와 같이 게임을 만들었더니 인디게임 개발자이면서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권 4개를 등록한 수수랜드 플랫폼 운영자가 되었다.
나는 매일 주로 3가지 일을 한다. 나를 돌보는 일, 가족을 돌보는 일, 그리고 수수랜드를 돌보는 것이다. 그리고 내 기분의 기본값은 '날마다 좋음'이 되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