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Dev

이렇게 하루가 삭제된다

저는 제 시간을 좀 더 효용가치가 있는 곳에 쓰고 싶어서, 저를 돌보고 가족을 돌보고 수수랜드를 돌보고 기타등등은 되도록 하지 않기로 했어요. 그런데 수수랜드에 할 일은 밀려있고 할 일이 끝이 없고, 수수랜드가 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만한 가치가 있는지 가끔 의심해요.

처음에 게임을 만들 때는 좋았어요. AI한테 “해줘”라고 말하면 코드들이 만들어져요. 한 번에 되는 건 아니에요. “이게 아닌데, 다시 해줘”를 여러 번 반복해야 할 때도 있었어요. 어떤 게임은 스무 번이 넘었어요. 그렇게 깃허브에 올리면 그럴듯한 게임들이 됐어요.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은 제가 계속 살펴야 하는 일거리가 되어버렸어요.

오목에서 버그를 잡았어요

그저께는 오목에서 버그를 발견했어요.
“선생님! 오목 달인이 너무 못 해요. 안 놓아도 되는데 놓으면서 공격기회를 버리고 있어요.”
저는 오목을 잘 못해서 하수한테도 져요. 그래서 오목을 잘 만들지 못했어요. 지금 게재순위가 7.1로 갔는데, 구글에서 오목을 검색한 사람들이 수수랜드를 추천받아서 우르르 들어왔다가 “달인이 너무 못 하네”라면서 이탈해서 게재순위가 내려간 것 같아요.

하여튼 결국 클로드에게 “해줘”라고 말해서 코드를 고쳤어요. 어제 그 아이를 만나서 “네 덕분에 버그를 고쳤어”라고 말했더니 기뻐했어요.



그림을 클릭하면 수수랜드 오목게임으로 연결됩니다.


트링클의 버그도 고쳤어요

그리고 트링클의 버그도 발견했어요. 삼각형을 그리면 점수를 얻는 게임인데 아이들은 굳이 사각형을 그려서 턴을 넘겨요.
“사각형 그리면 안 돼! 턴 넘어갔네.”
라고 저는 아쉬워했었어요. 컴퓨터가 사각형에 대각선을 그려서 삼각형을 2개 만들었어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에요. 다각형을 일부러 그리는 것을 컴퓨터는 못 하니까 사람만 쓸 수 있는 치트키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가 알고 그린 건가요?

그래서 고치긴 해야 하는데 두 가지 방법이 있었어요.

1. 사용자가 삼각형이 아닌 다각형을 못 그리게 한다.
2. 사용자가 삼각형이 아닌 다각형을 그려도 턴을 못 넘긴다.

2번으로 하기로 하고 클로드에게 “해줘”라고 말해서 코드를 받았어요. 고치려고 있는데 딸이 말했어요.
“사람들이 얌시로 이기는 거 좋아해요.”
어떡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정정당당하게 이길 수 있게 코드를 고쳤어요. 고치고 나서 공개되는 보관소에 보관했어요. 또 이렇게 하루가 삭제돼요.


그림을 클릭하고 트링클을 즐겨보세요.


수수랜드는 나에게 뭘까요?

수수랜드는 제 새끼이고 제가 만든 세계이고 저에게 책임이 있어요. 다른 사람이 골프 칠 때 저는 수수랜드를 만들었어요. 다른 사람이 텔레비전 볼 때 저는 수수랜드를 만들었어요. 매일 이렇게 삭제되어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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